Today's Flower, Tree and Fruit Story

오늘의 첫 화분 이야기

이옥수2024 2024. 11. 28. 17:33

 

 
베고니아를 아주 싼 값에 오늘 샀는데 몇 천원 했던 것 같은 데 정확히 얼마였는지가 기억이 안난다. 요즘 나 왜 이러지. 단기 기억 상실증에 걸린 사람 마냥 좀 전에 생각했던 것도 잊어버리고 뭐 할려다가 나 뭐할려고 그랬지 이러고 있다. 늙어서 그러는건지 아님 누군가의 장난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베고니아의 꽃말을 찾아보고 나서는 기분이 좋아진다.
 
베고니아의 꽃말은  '사랑이 싹 트는 날 그리고 거기서 오는 행복'.
 
사랑을 하다보면 점차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흥미가 떨어지고 이른바 권태기가 오는데 그 때마다 우리는 사랑이 싹 텄던 나날들을 다시 한번 상기해볼 일이다. 사랑이 싹 텄을 때 하늘은 어떠했으며 공기는 무슨 냄새였는지 지저귀는 새들은 어떻게 울었는지 밤하늘의 별들은 어떻게 빛났는지 그 때를 떠올려보면 어느 덧 우리는 그 오감으로 인해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듯 설레이게 되지 않을까.
 
그러나 그 약발이 다할 때는 할 수 없이 익숙하고 편안함이 가슴 두근거리던 설레임을 대체해야 할 것이다.
 
익숙하고 편안한 사랑이 가슴 설레이며 사랑이 막 싹 트던  온 몸이 떨리는 순간보다 덜 하진 않을테니까. 
 
우리 모두는 사랑을 시작해야 한다. 신이 주신 그 삶의 충만함을 모두 느껴야 한다.
 
기쁨과 슬픔, 고통과 환희 그리고 집착과 내려놓음. 그 반복되는 리듬이 일상의 삶에서 계속되게 해야 한다.
 
결국 삶이란 그러한 과정을 통해 영적 성장을 하여 모두들 구원의 역사를 써야 할테니까. 그런 날이 내게도 올까.
 
생각만 해도 기분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