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Flower, Tree and Fruit Story

세번째 꽃다발의 꽃말 이야기

이옥수2024 2024. 11. 28. 17:16

 

올해로 세번 째 꽃다발을 샀다. 처음 건 뭐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고 두번 째건 백합과인 흰 르네브에 유칼립투스, 그리고 동백나무 가지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꽃다발이었다. 누구를 주려고 샀는데 어찌어찌해서 우리 집 거실에 놓게 되었다. 그렇게 우연히 얻게 된 꽃들이 내 삶을 차지하고 그들의 향기가 내 영혼을 잠식하고 부터는 꽃이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조차 없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 거의 10만원 어치의 꽃과 화분들을 마구 사들였다. ㅋㅋㅋ 굶어 죽어가는 아이들에게는 이러한 감성도 사치리라. 그러나 난 이 꽃을 나를 위해서가 아닌 주 예수 그리스도와 부처님께 꽃 공양하는 거니까 고통받는 아이들은 주님과 부처님이 알아서 케어해주실 것이라 나름 믿어본다. 내가 보시한 10만원보다 그 돈으로 주님과 부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서 내가 주님께 충실할 수 만 있다면 그 분은 기꺼이 이 세상 모든 영혼들을 돌봐주실테니까.

 

반백년을 주님을 외면하고 살았으니 그 분과의 관계 회복에 있어 내 코가 석자다.

 

다음은 내 꽃병에 꽃힌 꽃들의 꽃말 이야기. 어쩜 꽃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긍정적이고 희망적이며 자기들처럼 예쁜 꽃말만을 가지고 있는지. 왜 슬픔, 고통, 두려움, 참회 뭐 그런 꽃말은 없는지 ㅋㅋ 

 

-  분홍색 장미 : 사랑의 사작과 맹세, 행복한 사랑, 감탄, 감사, 은혜, 우아함

   옅은 분홍색 장미 - 존경, 연민, 온화함, 다정함, 나의 마음 그대만이 아네

   짙은 분홍색 장미 - 감탄, 감사

 

- 리시안셔스 : 변치 않는 사랑

 

-  시레네 (작은 들꽃같은 꽃) : 젊은 청춘의 사랑

 

- 델피늄(밑에 파란 색 작은 꽃) :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께요

 

-  흰색 거베라(오른쪽 위에 하나있는 코스모스같이 생간 꽃) : 희망과 의리

 

- 옥시페탈리움(오른쪽 맨 끝에 들꽃처럼 생긴 작은 아이) : 사랑의 고백

 

분홍색 장미는 빨간 색 장미보다 더 아름답다. 내가 원색보다 빛바랜 색을 더 좋아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는데

그렇다고 내가 원색으로 상징되는 원시적이고 토속적인 삶을 거부하느냐 그것은 아니다. 원시적이고 어찌 보면

짐승의 삶 같은 것이 어쩌면 우리를 창조한 신의 모습과 더 가깝지 않은가 생각이 든다.

 

문명화된 신이라니 그 이미지가 상상만 해도 우습지 않은가.

 

꽃가게 언니인지 동생인지 델피늄은 거의 시들어서 떨이로 다 주셨는데 나는 델피늄의 자태에 반해버렸다.

내가 약간 색이 바랜 파란색, 결코 하늘색이 아닌 좀 더 진한 파란색의 이상형을 델피늄이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꽃말도 마음에 든다.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께요"

 

사랑하는 사람이 상대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한다면 그 사랑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것을 감히 사랑이라 말할

수 있을까. 상대가 행복하지 못한 사랑은 이기적인 집착의 다른 말이 아닐까.

 

시레네란 아이랑 옥시페탈리움은 작은 들꽃같이 생겨서 비슷해 보이기도 하는데 약간 다른 것같다.  이 꽃을 사올 때는

구분이 안된다. 아하 작은 키로 숨어있던 옥시페탈리움을 위로 잡아 당겨 보니 그 둘의 차이가 확연하다. 시레네는 말 그대로 정말 작은 옅은 분홍, 거의 흰색이라고 할 만치 옅은 분홍의 들꽃같다. 옥시페탈리움은 좀 더 크고 옅은 보라색을 뿜어내고 있어 들꽃같지는 않다.

 

시레네란 아이는 꽃말이 '젊은 청춘의 사랑'인데 왜 젊은 사랑은 들꽃 같은 느낌이 날까. 젊은이들은 아직은 미성숙하지만 새벽 이슬이 맺힌 풀내음처럼 풋풋하고 싱그러워서일까. 시레네를 보고 있자니 내 젊은 적이 떠오르는 듯도 하다. 작고 여리고 앙증맞고 그럴 때가 나도 있었지. 시레네의 들꽃같은 아름다움을 늙어서도 간직할 순 없을까? 흰 티에 청바지를 입으면 시레네처럼 들꽃같은 느낌이 날까? 내 생각에는 영적으로 늙지 않는 게 풋풋한 느낌을 줄 수 있을 것도 같다. 나이가 들면서 영적으로 성숙해지지만 늙지 않고 풋풋해질 수 있는 것은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을 지녔을 때 뿐이란 생각이 든다. 성숙하지만 어린아이같은 것이 공존할 수 있을까? 난 공존 할 수 있다고 본다. 순수함은 그 어떤 삶의 때가 탄 손도 비켜가는 미덕일테니까.

 

난 예전에도 그렇고 세월이 흐른 지금도 그렇고 화려하고 선명한 색보다는 빛바래고 소박해보이는 들꽃 같은 색이 좋다.

왜 그럴까? 가끔 화려한 귀걸이도 하고 싶었으나 이제는 한 쪽 귀가 막혀 못하고 있는데. 소박한 아름다움이 뭔지 모르게 훨씬 더 진실에 가까게 보인다. 소박하다는 것은 전혀 치장을 안했다는 것일텐데, 치장을 열심히 하면 화려해 보이고 아름다워 보이긴 하지만 뭔가 진실을 숨기고 있는 듯하다. 화장을 진하게 한 여자가 화장을 지운 맨 얼굴을 보여줄 때 느낌이랄까. 속았다 뭐 이런.ㅎㅎ 진실은 소박함에서 느껴지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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