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철님 집에 왔어요.
오늘은 평창동에 있는 김종영 미술관을 지인과 함께 다녀왔어요. 제 MBTI는 '호기심 많은 예술가'인데
참을 수 없는 예술의 귀찮음을 느끼고 왔어요. ㅎㅎ
농담이고요 지인분의 지인분이 추천해준 곳이라는데 많은 걸 느낀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김종영 미술관에서 전시하는 김승영 작가의 작품이었는데 지철님은 뭐가 느껴지시나요?
...................
저는 절망하며 쓰러지는 한 인간의 고뇌가 느껴지던데 누군가가 와서 일으켜 세우는 것은 구원의 손길이고요. 절망하는 한 인간에게 구원의 손길이란 얼마나 가뭄의 단비같은 것일까요? 나도 누군가를 저렇게 일으켜 세워주고 보듬어주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앞에는 벽에 자그맣게 이 영상이 있더군요.
지철님은 뭐가 느껴지시나요?
........
저는 그냥 늙은 두 노인네, 오랜 삶을 불타오르는 열정으로 산 후 까맣게 탄 의자가 됬는데 둘이 서로 의지하며 앉을 수 있는 그런 커플이 떠오르던데.
저 두 의자 앞 검은 길을 그냥 삶의 여정? 뭐 그런.
누구든 해석은 각자의 몫이지요.
예술이란 세상에 작품을 던져주면 감상의 몫은 오로지 감사자의 것이며 예술가는 거기에서 완전 손을 떼는 거...라고 지인이 그러더군요. 그러니까 지철님도 트렁크라는 작품이 세상에 던져진 후 감상의 몫은 완전 시청자의 것이니까 예술가로서 그 감상평에서 완전 자유로워지심이..ㅎㅎ
지철님은 이 영상 속 작품을 보시고 뭘 느끼셨어요?
............
여러 해설들이 벽 곳곳에 붙어있던데 전 딱 한 마디로 요약 되던데.
아... 이 작품들 모두 자연이 사람으로부터 단절된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반증이구나. 오죽 돌과 나무들을 인식하고 살지 않으면 이 돌덩이 나무덩이들이 예술 작품으로 승화되어 이렇게 전시됬을까 하는 자연에 대한 안쓰러움이 느껴졌어요. 도시 문명 사회에서 자연과 인간의 단절된 관계가 어서 회복 되길 바라면서요. 저는 지철님처럼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은 아니지만 앞서 얘기한 관계 회복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이 문명 사회가 지속되는 한 자연은 계속 파괴되며 신음할 것이고 그 결과는 참담할 거에요. 그렇다면 대안은 뭘까요? 이 문명 사회의 대안이 공룡이 멸망하듯 다시 모든 인간 문명이 파괴되고 인류 초기의 원시 상태로 돌아가는 걸까요? 모르겠네요. 진짜 모르겠습니다.
김종영은 그냥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 같아요.
자연과 인간의 관계는 지금 어떠한지.
나무로 만든 그의 자화상에서 약간의 희망이 느껴지던데.
나무로 만든 인간의 얼굴이라.
이것이 신이 최초로 인간을 만드신 목적에 가장 걸맞은 모습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요.
마지막은 지인과 치맥으로 마무리~
치킨을 보는데 이 치킨은 어디서 왔는가.
공장처럼 대량 생산이 가능한 한 이름 모를 농장에서 엄청한 화학 물질을 먹어가며 자란 치킨이 아니었을까 얼핏 생각이 들었지만 엄청 맛있긴 하더라고요.
종로구 백석동길 계열사라는 곳이에요.
지철님과 팬 분들 시간되시면 꼭 들러서 드셔보세요.
이상 오랫만의 외출, 오늘 하루 보고였습니다. ㅎㅎㅎ
그럼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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