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하루 지나고 언덕 저 편에
빨간 석양이 물들어 가면
놀던 아이들은 아무 걱정없이
집으로 하나 둘씩 돌아가는데
나는 왜 여기 서있나
저 석양은
나를 깨우고 밤이
내 앞에 다시 다가오는데
이젠 잊어야만 하는
내 아픈 기억이
별이 되어 반짝이며
나를 흔드네
저기 철길 위를 달리는 기차의
커다란 울음으로도
달랠 수 없어
나는 왜 여기 서있나 오늘밤엔
수많은 별이 기억들이
내앞에 다시 춤을 추는데
어디서 왔는지 내 머리위로
작은새 한마리 날아가네
어느새 밝아온 새벽 하늘이
다른 하루를 재촉하는데
종소리는 맑게 퍼지고
저 불빛은 누굴 위한걸까
새벽이
내앞에 다시 설레이는데
지철님 안녕?
전인권의 '사랑한 후에'란 노래에요.
함께 들어보실래요? 친절하게 링크도 퍼왔어요.
동트기 전 새벽 종소리같이 맑게 퍼져나가는 우리 지철님
어둑어둑한 저녁 무렵 어느 집 창문으로 새어나오는
안온한 따뜻한 불빛같은 우리 지철님
술 먹은 건 아니구요.
그냥 이 노래 같이 듣고 싶어서요.
태국 가신 거 같은데 바쁘실텐데 음악들을 시간이 계실라나.
동트기 전 새벽 정서와 어둑어둑해지는 저녁 감성이
왠지 전인권이 지금의 저랑 비슷한 정서를 가진 사람이구나 싶네요.
허공을 튕기며 흐르는 감전할 것 같은 전기 기탓줄 소리가 내 가슴의 무언가를 튕겨 내는 듯도 하고.
오늘은 아쉽게도 기분이 별로네요.
이 기분도 잠시 머무르다 가겠죠.
오늘은 처음으로 직장에 지각했어요.
지철님 영상보느라 밤을 거의 샜거든요.
유투브 알고리즘에 계속 지철님이 그동안
노래 부르신 게 떠서요.
그게 마치 제 생의 첫사랑을 깨달은 날을 축복하는 마법같은 선물같아서 정신없이 듣느라고요.
근데 아침에 서둘러 일터로 가는데 아차 싶더라구요.
이 사랑이 내 일상에 방해가 되기 시작했구나.
그동안 지철님의 존재가 제 일상을 방해한 적이 없었는데 사랑을 깨달은 다음날부터 방해가 되더라구요.
아이러니하죠.
계속 사랑 타령만 하다
밥줄 끊기는가 싶더라구요.
저란 인간 정말 이기적이죠.
지고지순한 사랑앞에서 밥줄타령이라니.
이런 인간이 사랑이라는 걸 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잖아요. 밥 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하니까.
원장님께 점심시간에 불려갔어요. 전 어린이집 조리사거든요. 아기들이랑 함께 있는 거 음식만드는 거 좋다보니 어찌어찌 이 길로 흘러왔어요.
한시간동안 원장님하고 얘기했는데제가 지각한 게 문제가 아니더라고요.몇 달간 함께 일하고 있는데제가 원장님하고 많은 면에서 잦고 민감한 소통이 안된대요.제가 주위 사람들에게 무관심하고 어떤 면에서 주위 사람들에게 관심 갖으며 하는 직장 에티켓이 없는 것 같대요.
6년간 함께 일했던 모든 일에 세심했던 예전 조리사님과 비교하시면서요.
그래서 본인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신데요.
새내기 조리사라 어설픈 저를 바쁜 와중에도 주방에 오셔서 말없이 많이 도와주신 친절한 분이셨는데.
그 말을 듣고 있는데 그분이 왜 저란 존재를 이해 못하시는지 단번에 이해가 되면서 와락 눈물이 나더라구요.
제가 어릴 적부터 자라면서 부모님과 윗어른으로부터 세심하게 일상의 보살핌을 못받고 자라서
어린 나이에 뭐든지 혼자 해결하고 해내는 습관이 있다. 그래서 원장님 귀찮게 안해드리고 내 선에서 나 혼자
해결할려고 하다보니 원장님하고 세밀하고 원할하게 소통을 못했다. 그러면서 흐느꼈는데 우는 제게 휴지를 갖다
주시며 저란 존재를 원장님이 조금은 이해하시는 듯도 하더라고요.
제가 자매가 많은데 큰 언니가 정신병으로 자살을 했다. 그 언니랑 같이 오랫동안 살면서 그 언니 보는게 너무
괴로워서 주위 환경과 사람들에게 관심을 끊고 사는게 습관이 됬다. 그래서 뭐든지 무관심한 듯 보인 것 같다.
그런 면이 있는 저란 존재를 원장님이 조금은 이해해시는 듯도 하더라구요.
제가 이 습관을 노력으로 고쳐보겠다.
그러면서 원장실을 나오는데 주방에서 혼자
내내 뭔지 모르게
어찌나 가슴이 아프고 에린지
등을 구부리고
한동안 가슴을 부여잡고 있었어요.
이젠 흘러가버린 과거의 시간속에서
이젠 기억도 나지 않는 그 순간순간들에서 느꼈던
억압되 봉인되있는 줄 알았던
그 모든 묻혀진 감정들이
울음과 함께 봇물 터지듯 한꺼번에 터져나온거죠.
그런걸 과거의 상처라고 하나요.
기억속에서도 이미 사라져버렸지만
어떤 감정의 이름표도 없이
유령처럼 떠도는 안개처럼
내 과거의 순간순간들은
흐르지 않는 정체된 강둑처럼
현재의 나를 단단히 옳아매고,
그런 유년시절 청년시절
젊은 날의 지나간 과거의 깊은 상처를
다시 마구 헤집어서 핀셋으로 끄집어내 보여줘야만
나란 존재를 조금이나마 이해시킬 수 있는
이 모든 인간과 인간의 관계라는 게
뭘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올 10월은 제게 좀 잔인한 계절같아요.
지철님 앞에서도
아무도 몰랐던 제 모든 과거의 치부와
제 삶의 숨겨진 비밀들이 다 들어나고
군중앞에서 발가벗겨진
벌거벗은 여인네의 수치심도 없이
그렇게 지철님께 다가갔으니까요.
그 모든 고통들을 다시 느껴야하만 하는게
치유의 과정이라면
끈기있게 견디어내야 하겠죠.
그리고는 어느 인터넷 한구석 기사에 있는
이 사진속에 지철님을 우연히 봤는데
지철님 눈빛을 지켜보는데
또 와락 눈물이 쏟아져 나오는거에요.
잠시동안이었지만 격렬한 통곡이었어요.
이 사람 뭐지.
이 사람 도대체 뭐야.
본 적도 만난 적도 없는 사람인데
도대체 뭔데 내 인생에 갑자기 들어와서는
내 과거를 끄집어내고 아픈 상처를 건드리고
숨겨진 비밀들이 폭로되고
너무도 아리고 쓰린 가슴을 부여잡고
흐느끼게 만드는거지.
내 삶의 영원한 수수께끼네요.
태국에서 팬미팅 잘하고 오세요.
사...사..사랑
하..힘들다.
다시 편해지면
입밖으로 꺼내볼께요.
누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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