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Letter/1권. 우주대스타 공지철, 내 주머니 속 조약돌

빅OST '너라서' - 영혼을 부르는 노래 2024/10/22 19:57:57

이옥수2024 2024. 12. 20. 21:19

 

빅 OST - 너라서

 

 

지철님,

 

퇴근했어요. 오늘은 하루종일 비가 오네요.

비오는 날 지철님과 얘기 나누는 건 처음인거 같네요.

 

지철님은 비오는 날 뭐하시려나.

 

저는 소파에 앉아 지철님이 부르신 '너라서' 노래 들으며 지철님께 편지 쓰고 있어요.

 

오늘은 처음으로 일터에서 지철님 노래 틀어놓고 일했는데 지철님 목소리 들으며 일하니까 좋긴 했는데

좀 걱정이 되더라구요. 일하다가도 뒤돌아보고 뒤돌아보고 그랬어요.

 

가슴으로 노래 부르는 것도 모자라 그렇게 온 영혼을 다해 노래를 부르시면 어떻해요. 그것도 사랑 노래를.

제가 느끼기엔 이건 감성의 문제가 아니라 영혼의 문제던데.

 

맑고 투명한 유리구슬 같은 영혼의 소유자 우리 지철님.

 

그렇게 투명하시니까 눈동자에서 영혼이 보이고 목소리에서도 영혼이 느껴지고, 유리 구슬처럼 맑고 투명한 것도

모자라 꽃잎처럼 여리고 섬세하기까지 하시니 지철님 삶속에서 얼마나 쉽게 상처받고 아프실 일이 많겠어요.

그러니까 한 때 마음의 병까지 얻으신거잖아요.

 

내가 살면서 만난 많은 어른들은 진흙이 부유하는 탁한 연못처럼 그 바닥이 안보이던데. 처음엔 맑은 연못이었겠지만

세월의 흐름속에서 어쩔 수 없이 그 연못에 나뭇잎들이 켜켜이 쌓이고 진흙이 고여 흙탕물이 되고 그랬겠지요.

맑은 연못 바닥처럼 그렇게 영혼이 느껴지는 어른들은 많지 않던데.

 

그런 사람들에게 지철님이 영혼을 다해 다가가려 하시면 영혼을 다해 그렇게 호소하시면 감응과 공명이 되겠냐구요.

되돌아오는 건 깊은 상처와 아픔뿐이잖아요.

감응되기를 기다리다 지치고 지쳐 얼마나 외로움이 사무치고 슬프셨을까. 참고 참다 가끔 무기력감에 눈물도 나고

얼마나 화도 많이 나셨을까요.

 

우리의 여리고 섬세한 영혼의 소유자 지철님 상처받으시면 안되는데. 많이 아파하시면 안되는데.

 

내가 레 샤르휘나같은 갑옷 잆은 여전사가 되어 여기 계신 지철님을 아끼는 모든 팬분들과 함께 지철님을 모든 상처와

슬픔의 고통으로부터 지켜드려야겠어요. 엄마를 향해 목놓아 우는 어린아이처럼 상대의 영혼을 향해 온 영혼을 다해

부르시며 아파하는 지철님을 지켜보면서 들리는 제 마음 속 목소리에요.

 

근데 그렇게 상처로 절절히 아픈 사랑은 보통 진짜 사랑이 아니던데. 너무도 상처가 아프고 힘들고 그 고통의 시간

때문에 보통 사랑이라고 착각했던 건데. 제 경험으론 그랬어요.

 

영혼은 우리 몸 어디에 존재하는 걸까요. 생각은 머리에 자리잡고 감정과 감성은 가슴에 내려앉고.

 

그냥 우리의 몸 곳곳에 서려있단 생각이 드네요.

지철님처럼 눈동자에 서려있기도 했다가 가끔 노래부를 때 목소리에세도 나오기도 했다가.

 

사람의 뒷모습에서 영혼을 느낀 적이 있어요.

중학교 때 절 많이 아끼셨던 담임 선생님이 계셨어요. 역사선생님인 남자분이셨는데 반장인 제게 많은 심부름을

시키시곤 했는데 어느날 저보고 식당에서 우동 한그릇을 사오라는 거에요. 그래서 교무실로 가져다 드리고는

나오다가 뒤를 돌아 우동을 들고 계시는 고개숙인 그분의 뒷모습을 바라보는데 어린 마음에 뭔가 찡하더라고요.

평소 앞모습에서는 볼 수 없던 그 분의 영혼이 잠시 그 방심한 뒷모습에서 느껴졌던 것 같은데. 구부린 등줄기에서

그분의 삶의 무게가 느껴지면서 초라하지만 투명하게 그분의 영혼이 등줄기에 서려있었어요. 그 분도 참 맑고 순수

한 분이셨는데.

 

사람이 무심해질 때 영혼이 드러나기도 하나봐요. 무심속에서 생각이 잠잠해지고 감정이 고요해지면서 그 연못

속의 나뭇잎과 진흙이 가라앉으면서 잠시 연못 표면이 맑고 투명해져서 그러는 걸까요. 어쩔째는 누군가의 가늘고

흰 긴 손가락에서 영혼이 느껴지기도 하던데.

 

영혼은 그렇게 우리몸 곳곳에 서려있는게 아닌가해요.

 

어린아이들은 튀어오르는 생명력으로 그 작은 몸속에서는 그 작은 영혼들이 쉽게 자리잡고 있던데. 어른들은 왜

자기 몸에 쉽게 자리잡게 못하고 숨겨놓기도 했다가 이리저리 망설이며 부유하기도 했다가.

어른들은 왜 그러는걸까요.

어린 아이들이 엄마~하고 온몸을 다해 울땐 그 자그만 영혼이 망설임없이 온 세상에 공명되던데.

 

우리 모두 사랑하려면 어린아이처럼 해야겠어요. 마치 온몸을 다해 목놓아 엄마를 부르며 우는 아이처럼요.

 

빨리 빅 드라마 보고싶다.

 

비가 그쳤나봐요. 저녁을 먹어야겠어요.

 

오늘 하루도 순간순간 충만함으로 채워지셨길 기원하며.

 

사막 한 가운데서 검을 들고

례 샤르휘나 여전사 누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