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집 짓는 일의 즐거움을 영원히 목수에게 넘겨주고 말 것인가? 대부분 사람들의 경험에서 건축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어느 정도일까? 나는 여기저기 꽤 돌아다닌 편이지만 자기 집을 짓는 것처럼 단순하고도 자연스러운 일을 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만난 적이 없다....이 노동의 분업은 어디에서 끝날 것인가? 그리고 그것은 결국 어떤 목적에 이바지할 것인가? 물론 어떤 사람이 나를 대신하여 생각을 할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중단하고 생각하는 일을 그에게만 맡겨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75p.
겨울이 닥치기 전에 나는 굴뚝을 완성했다. 그리고 비가 샐 염려는 없지만 사방의 외벽에다가 널빤지를 대었다. 그런데 이 널빤지는 통나무를 처음 다듬을 때 켜낸 들쭉날쭉한 생나무여서 대패로 옆을 반듯하게 밀어주어야 했다. 이렇게 해서 나는 빈틈없이 널빤지를 대고 석회를 바른 집 한 채를 갖게 되었다...다락방과 벽장이 있고, 양쪽에는 커다란 유리창이 하나씩 있었으며 뚜껑 문도 두 개 있었다. 출입문은 한쪽 끝에 있고 그 맞은편에 벽돌로 된 벽난로가 있었다. 79p.
이리하여 나는 자기 집을 원하는 학생이라면 누구든 그가 현재 해마다 내고 있는 집세 정도의 비용을 가지고 평생 동안 살 만한 집을 장만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조금 지나치게 자랑하는 것같이 보인다면 나는 나 자신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실은 전 인류를 자랑하고 있노라고 변명하고 싶다...내게는 큰소리치는 기질과 위선적이 면이 다소 있지만 이 점에서만큼은 자유롭게 숨 쉬고 사지를 펴보고 싶다. 그렇게 하는 것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좋으리라. 그리고 나는 겸손하기 위하여 악마의 대변인이 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나는 진실을 대변하는 적극적인 발언자가 되려고 애쓸 생각이다.
80-81p.
만약 어떤 학생이 인간에게 필수불가결한 육체노동을 평생 계획적으로 기피해가며 여가를 얻고 말년에 은퇴 생활로 접어든다면, 그가 얻은 여가는 불명예스럽고 가치 없는 것이며, 이 여가를 유익한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경험을 스스로 박탈한 것이 된다. 8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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