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Poem

나란 누구인가? 이옥수, 화광수, Oaksoolee?

이옥수2024 2024. 11. 27. 18:25

저란 사람의 이름은 세개에요.
이옥수, 화광수, Oaksoolee
 
먼저 이옥수의 뜻을 알려드릴께요.
한자로는 李玉修이구요
Polishing jade under Chosun dynasty란 뜻인데
아버지 말씀이 조선이 안망했으면
제가 왕족이었대요.
무슨 문제가 있으면 '감히'를 외치는
제 밑도 끝도 없는 교만함과 자존심의 근원이
진짜 이것 때문일까요.
암튼 조선 왕조를 상징하는 이화 =오얏나무(살구나무)아래서
옥을 닦다란 뜻이랍니다.
 
옥을 닦으라는 건
내 내면의 마음을 순간 순간 붙들어
평생  마음 공부하고 갈고 닦으란 얘긴데
아녀자의 이름치곤 너무 
심하지 않나요.
전 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은데
이 이름 때문에 
제 삶에 그토록 많은 굴곡이 있지 않았나 싶어요.
마음 공부하다보면 
영혼도 점점 맑고 투명해지고
치유와 구원의 손길도
다다르게 되겠죠?
그것으로 위안을 삼으려 해요.
 
다음 화광수의 뜻을 알려드릴께요
법명이 한자로 和光水이구요
영어로는 The harmony  in light and water이에요.
빛과 물이 조화를 이루다라는 뜻이죠.
 
저의 불처럼 타오르는 정열같이
환한 태양빛이 
온 세상을 비춰주며
흐르는 강물위로
쏟아지며 부서져내려
그 흐르는 물 위에서
금빛을 한 수많은 별들처럼
반짝이는 광경을 상상해보세요.
너무도 영롱하고 조화롭지 않나요.
 
마지막으로 영어로는 Oaksoo Lee인데
Watering the Oaktree란 뜻이구요
번영 Prosperity이 꽃말인
참나무Oaktree에 물을 주다란 뜻이랍니다.
 
이 세상에 많은 참나무들이 모여
큼지막한 숲을 이루면
거기에 새도 날아들고
벌레들도 기어다니고
온갖 날짐승 들짐승들이
신선한 숲의 공기향을 맡으며
포근히 쉴 수 있는 안식처 같은 곳.
말 그대로 모두가 번영하는 곳,
멋지지 않나요.
 
제 이름의 뜻 아셨죠?
 
자, 그럼 저는 누구일까요?
이옥수일까요, 화광수일까요, Oaksoolee일까요.
 
저는 이름도 아니고 나이도 아니고
직업도 아니고 그렇담 저는 무엇일까요?
 
전 버드나무가 되고 싶어요.
연못가에 그 긴 가지를 늘어뜨리고는
물을 맑게하는 버드나무.
 
제 동반자는 흰눈썹황금새에요.
그이가 자주 놀러와서 제 보드러운 가지에
세상 모든 시름 잊고 
편히 쉬다 가길 바라는 버드나무.
그이가 제 품에서 푹 쉰 후
재잘재잘 저와 지저귀다가
아름다운 목소리로 
목청껏 노래를 부를떄면
전 너무 행복하답니다.
 
그렇지만 그이가 떠난 후
유연한 가지를 늘어뜨리고서는
한없이 흰눈썹황금새를 기다리는
가끔은 슬퍼보이는 버드나무.
 
전 아마 가시나무일지도 몰라요.
늑대의 이마냥 그렇게 날카롭게 솟은
가시를 품은 가시나무
 
저의 생각이라는 가시
감정이라는 가시
느낌이라는 가시
경험이라는 가시에
그 아기새가 그 조그만 발이 찔려
그만 날아가버리는 게 아닐까
항상 조마조마 맘 졸이는
가시나무일지도 몰라요
 
전 어떻게 해야할까요.
버드나무가 되어
황금새의 포근한 안식처가 되고 싶은데
통증을 완화하는 약재같이
물을 맑히는 버드나무가 되고 싶은데
 
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