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Poem

비 오는 나라의 왕관을 쓴 왕자

이옥수2024 2024. 11. 20. 09:03

                       상/승

 

                                                샤를 보들레르

 

못을 넘어,  골짜기를 넘어,

산을, 숲을, 구름을, 바다를 넘어,

태양을 지나, 에테르를 지나,

별 박힌 천구의 경계를 지나,

 

내 정신아, 너는 날렵하게 움직여,

물결 속에서 넋을 잃은 수영선수처럼

형언할 수 없고 씩씩한 기쁨에 겨워

그윽한 무한대를 쾌활하게 누빈다.

 

이 병든 장기에서 멀리 날아가,

드높은 대기 속에서 너를 맑게 씻고,

청명한 공간을 가득 채운 저 밝은 불을

순결하고 신성한 술처럼 마셔라.

 

안개 낀 삶을 무겁게 짓누르는

권태와 망망한 근심 걱정에 등돌리고

복되도다, 빛나고 청명한 벌판을 향해

힘찬 날개로 날아갈 수 있는 자,

 

생각이 종달새처럼, 하늘을 향해

아침마다 자유 비상을 하는 자,

- 삶 위로 날며, 꽃들과 말없는 것들의 말을

애쓰지 않고 알아듣는 자 복되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