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Letter

친애하는 공지철님께4 2024/10/09 10:52:25

이옥수2024 2024. 12. 6. 00:08

 

 

 

Now I've traveled across the ocean
난 바다를 건너 여행을 했어요

With the same shoes just longer hair
같은 신발을 신었는데 머리만 길어졌죠

Still carry that picture in my wallet
아직도 그 사진을 지갑에 갖고 다녀요

From the photo booth
포토 부스로부터 가져왔지요

Yeah, it's still there
네, 그건 여전히 거기 있어요

Just give me some kind of sign
그냥 내게 어떤 종류라도 신호를 줘봐요

Is this the right place or the right time?
이 장소가 이 시간이 적절한가요.

Is this the right time?
지금이 적절한 때인가요
 
Now I've landed in the Midwest
전 지금 중서부에 도착했어요

Where you lived so long ago
아주 오래전 당신이 살았던 그 곳

Remember I was always freezing
난 항상 얼어붙어있었다고 기억해요

And now I'm covered up in snow
그리고 난 지금 눈 속에 덮여 있어요

Just give me some kind of sign
그냥 내게 어떤 종류라도 신호를 줘봐요

Is this the right place or the right time?
지금이 적절한 장소이고 시간인가요

Is this the right time?

지금이 적절한 시간인가요

 

 

지철님 안녕?

 

네번째 쓰는 편지라고

벌써 반말이 시작됬네요 ㅎㅎ

그만큼 친근해서 그러는거니까

이해해 주시길.

 

진짜 제 글로 지철니모가 닿게 해주는

이 소중한 팬카페를 도배하는 이 기분은

좀 별로 이긴한데 다른 분들이 이해해 주시겠죠?

 

어제 밤 자기전에도 듣고 잤고

오늘도 어김없이 한결이 바닷가씬에서 나오는

배경음악 Azure Ray의 Across The Ocean을 들으며

하루를 시작했어요.

한결이의 이미지와 감성을 너무 빼먹고 있는 거 아닌가

지철님께 좀 미안해져서

앞으로 자제 좀 하긴 할건데. 지금은 이 음악에 꽃혀서

그런데 언젠가 시들해지면

다른 음악으로 또 하루를 열겠죠 뭐. ㅎㅎ

 

의무감으로 지철님께 글을 쓰는 순간이

오면 어쩔까 걱정이에요.

제 감성이 어느 정도의 깊이인지 모르겠고

예전에는  좀 깊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요즘은 음악도 잘 안듣고

많이 메말라진 것 같기도 해서요.

 

의무감이 아닌 오래된 관계에서 오는

믿음으로 인한 안정감과 편안함으로

글을 쓰는 날이 올까요?

지금은 약간은 불안하고

자꾸 돌아보게 되고 뭔가 망설이게 되고 그래요.

나이가 들수록 stable하다는 건 좋은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전 중학교 때

머리도 짧게 깎고 너무 남자같아서

거리를 지나던 아저씨가

남자야 여자야 하고 물은 적도 있었어요.

왜 제가 그렇게 사내 아이처럼 살았는지 모르겠는데

중학교 떄 친구들과 노는게 너무 좋았고

성적도 좋아서 맨날 반장하고 그 떄 그 시절이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에요.

 

삶의 굴곡을 넘고 넘어 많은 걸 덜어버리고선

요 몇년이 그 때만큼 행복감을 느끼는 시기이긴 한데

느즈막이 오랫만에 다시 찾아온

삶의 충만함과 행복감과 편안함이 감사하긴 하죠.

찬란했던 중학교 시절이 끝나기도 전에

가족사로 인해 암울했던 제 삶의

어두운 긴 터널이 시작됬는데

그 이야기 오늘 해드린다고 저번 편지에서 말씀드렸는데,

밝은 태양이 뜬 대낮인 지금에 별로 꺼내고 싶진 않네요.

시간이 지나도 상처는 상처였고 흐르는 시간속에서

다 아물었다고 생각해도 다시 과거의 아픔을 끄집어 내는 것은

쉽지않은 일인것 같아요.

나중에 한밤중에라도 새벽에라도

잠에서 문득 깨서 지철님께 말씀드리고 싶은 때가 오면

말씀드려 보도록 할께요.

 

지철님이 어린 시절 학교에 방문한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그런 지철님의 모습을 보면서

저랑 많이 닮았네하고 친근감을 느꼈어요.

저도 가끔 커서 제가 다니던 중학교를 방문하면서

행복하고 찬란히 빛났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힘을 얻곤 했거든요.

요즘도 중학교 친한 동창 친구들과 수시로 연락하고 만나고 그러는데

같이 늙어가는게 너무 위로가 되고 편하고 그래요.

제가 얼마전 한 친구한테 공유 너무 좋다고

이 가을 공유같은 사람과 연애하고 싶다고 그랬더니,

그친구가 공유 생각은 안하냐 그러더라구요. ㅋㅋㅋㅋㅋ

 

그 때는 그냥 공유 배우를 발견한 게

장난스럽게 가볍게 좋고 그랬는데

지금은 공유 배우를 대하는게

처음보다 많이 진지해져요.

제가 친구들과 웃고 떠들면서

일순간 통속적으로 소비해버리는 대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인간 공지철의 모습을 알아가면서

그 사람도 대중에게 소비되버리는 

소비품이 아니라 생각 있고 아픔을 느낄 줄 아는

평범한 한 인간이라는 걸 느꼈거든요.

 

 이야기가 샜는데 아무튼

저의 그런 어렸을 적 발현된 남성성을 넘어

숨겨진 여성성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게

전에 편지에서 말씀드렸던

많이 아파했던 그 사람과의 인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그 인연에 감사하죠.

몰랐던 저의 내면에 숨겨진 여성성을 끄집어내주고

활달하고 보이쉬한 저의 표면의 모습속에 감춰진

여리고 섬세하고 잘 상처받고

내성적인 면을 발현하게 해줬으니까요.

 

작품을 통해서 영상을 통해서

지철님의 20여년의 세월의 흐름속에서

초기의 남성적인 모습에서

점점 여성적으로 변해가시는 모습들을 보면서

혹 지철님도 저같이 그런 인연을

만났던 것은 아닐까생각했어요.

 

잘은 몰라도 그 인연 때문에

저처럼 많이 상처받으신 적이 있다면

내면의 또 다른 나를 만나게 해주고

그 모습을 인정하게 해준

그 인연이 우리의 삶에서 참 감사한 것 같아요.

 

삶에서 많은 인연을 통해

사람에 대해 알아간다는 것은

나에 대해 알아간다는 것은

놀랍고도 멋진 여정이더라구요.

상처받더라도 많이 아파하더라도

이제는 인연이 무섭고 두려운 게 많이 줄었어요.

 

 지철님과의 인연은 내 삶에서 무슨 의미일까요.

지철님을 통해 난 나에 대해

삶에 대해 무엇을 알아가고 발견해 나갈까요.

오랫만에 찾아 온 끌리는 이 인연이

오래 지속되면 좋겠는데.

단순히 시대를 호령하는 톱스타 배우와

열광하는 여성 팬의 관계가 아니라

오래 오래 서로를 북돋아주는

그런 관계였으면 좋겠는데.

 

오늘 편지가 엄청 길어졌네요.

그냥 스쳐지나가는 팬이라고

생각은 안하시겠지만

지철님의 소중한 시간을 내서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휴일인데 뭐하고 지내시려나.

소파에서 쉬면서 지철님은 지금 뭐하시나

궁금해서 눈을 감고 있으면

가끔은 저처럼 소파에서 쉬는 모습도 보이고

창 밖을 말없이 바라보기도 하고 계시고

열심히 운동도 하고 계시고 그러더라구요.

그냥 제 상상인가 했다가도

그 모습을 믿고 제 마음 속 걱정에서

편히 보내드린 적이 있어요.

 

지철님에 대해 뭐가 걱정되냐면

가끔 너무 외롭지는 않은지

속내는 주고 받을 사이는 있는지

순간 순간이 충만하신지 걱정이에요.

 

지철님을 아끼는 많은 사람들이

여기 모여 있으니까

언제라도 오셔서 글 읽고 힘내시고

활력을 얻어가시고 그러세요, 아셨죠?

 

아, 진짜 글 길어진다.

이제 그만 보내드릴께요.

오늘 주어진 하루도 충만히 살아가보자구요.

또 편지 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