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점 정리
- 원죄란 무엇인가?
첫 인간인 아담과 하와가 자신의 불순종과 교만으로 하느님께서 금지하신 열매를 따 먹은 것을 지칭한다. 인간이 자신의 자유를 남용하여 하느님의 계명에 불순종한 것이다. 그 결과,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맺어졌던 계약이 파기되고, 첫 인간이 누렸던 특별한 은총, 곧 하느님의 자녀 지위를 잃게 되고, 죽음의 권세에 예속되었다. 이 원죄는 모든 인류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인간은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을 받지 않고서는 하느님의 자녀로 남을 수 없다.
- 인간이 당하는 모든 고통, 슬픔이 원죄의 결과인가?
그렇지 않다. 많은 경우, 인간은 자신이 행한 행위 때문에 고통과 불행을 당한다. 예를 들어, 인간이 산과 들을 오염시키는 결과로 오염된 물을 마시게 되고 질병도 얻게 된다. 이것이 인간의 행동에 대해 인간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이유이다.
- 인간의 타락(원죄)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은 무엇인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자유의지를 주셨으므로 인간은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인간의 자유와 책임에 대해서 엄격하심을 말해 준다.
- 악마(사탄)은 누구인가?
하느님께서 본래 선하게 창조하셨으나, 후에 자신들의 의지로 타락한 악한 영들로서, 인간이 하느님에게서 멀어지도록 유혹하고 악한 충동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 원죄 이후 하느님께서 인간을 버리셨는가?
그렇지 않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사랑의 계약에 충실하시므로 예언자들을 통하여 인간이 당신께 돌아오도록 초대하시고, 마침내 우리에게 구세주를 보내시어 인류를 구원하셨다.
1. 고통과 악의 문제
"너는 어찌하여 이런 일을 저질렀느냐?"(창세 3,13)
성경은 하느님꼐서 이간의 고통을 원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말해 준다. 그리스도인은 하느님께서 무한히 선하시고, 인간에게 끊임없는 축복을 주고자 하시며, 어떠한 악도 원치 않으신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인류의 역사는 고통과 비탄으로 채워져 있으니, 악의 문제는 신비이다(2테살 2,17참조)
인간에게 자유를 주신 하느님께서는 악이 있기를 원치 않으시나, 악이 있는 것을 허용하신다. 그리고 인간이 하느님께서 주신 자유를 남용함으로써 이 세상에 불행이 들어오게 될 때도, 하느님께서는 이 불행도 선한 방향으로 돌리실 것을 약속하신다.
악의 문제는 우리가 생생하게 체험하는 살아 있는 문제다. 죄의 원천인 아담을 알려면 은총의 원천인 그리스도를 알아야 한다. 악의 문제는 그리스도의 생애를 통해서 밝혀진다.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신 신비, 곧 예수님의 생애는 하느님께서 모든 인간의 고통을 함께 나누시고, 덜어 주기를 간절히 원하신다는 것을 알려 준다. 하느님의 아드님은 불행을 쳐 이기기 위하여 고통을 당하셨다.
사실 이 세상에는 악이 존재하며, 인간은 현세에서 모든 악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하느님께서는 윤리적 악을 조성하지 않으시고, 물리적 악이나 나쁜 제도나 풍속 따위의 사회현상이라도 그 자체를 원하시거나 허용치 않으신다. 윤리적 악은 도덕적 기준에 맞지 않는 의지나 나쁜 행위를 뜻하고, 물리적 악은 인간에게 해로운 병이나 천재를 의미한다. 하느님께서 만드신 세상은 좋지만 안전하지 않고 상처받기 쉽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위로자이시다.
2. 악의 기원 : 원죄
악마의 유혹으로 인간은 하느님 없이 하느님보다 앞서서, 하느님을 따르지 않고서 하느님처럼 되기를 원하였다.
창세기 3장에 기록된 인간의 타락 이야기는 하느님께 대항한 인간의 첫번째 반항을 상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성경은 그 죄악을 '교만'과 '불순종'이라고 말한다.
아담과 하와는 자신의 자유로운 의사로 하느님께서 금지하신 열매를 따먹는 죄를 범하였다. 하느님과 맺은 계약을 스스로 파기한 것이다. 이렇게 첫 인간의 불순종과 교만으로 범한 죄를 '원죄'라고 한다. 아담과 하와가 지은 원죄는 그 의 모든 후손에게 곧 전 인류에게 미쳤다. 원죄는 아담과 하와에게는 그들이 직접 범한 죄 곧 '행위'를 가리킨다. 하지만 그로 인해 후손에게 미치는 원죄는 '죄스러운 상태'를 말한다.
각 사람이 물려받는 원죄는 개인적으로 범한 죄와는 다르다. 인간 본성은 원초적 거룩함의 은총을 잃어 타락하고, 본성적 힘도 손상되어 죽음의 권세에 예속되었다. 모든 사람은 아담의 죄와 연관된다. " 한 사람을 통하여 죄가 세상에 들어왔고 죄를 통하여 죽음이 들어왔듯이, 또 이렇게 모두 죄를 지어으므로 모든 사람에게 죽음이 미치게 되었습니다."(로마 5,12)
그런 인간 본성이 모든 사람에게 전해졌다. 그 뒤의 모든 죄는 하느님께 대한 하나의 불순종이 되고, 하느님의 선하심에 대한 신뢰의 결핍이 되었다.
이런 의미에서 모든 인간은 죄 중에 태어난다. 원죄가 전달된다는 것은 아담의 모든 후손이 '성화 은총'(거룩하게 되어 하느님의 자녀로 만들어 주는 은총)없이 그리고 성화 은총을 수반하는 특별한 은혜 없이 창조된다는 의미이다.
인간이 당하는 많은 슬픔은 원죄의 결과만은 아니다. 사실 인간이 당하는 가장 가혹하고 견딜 수 없는 불행은 거의 인간의 지속적이고 고의적인 죄악의 결과다. 인간의 죄는 미리 정해진 것이 아니므로 피할 수 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자유를 주셨다. 죄를 범함으로써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을 남용하는 것은 인간이다.
인간의 타락이 우리에게 제시하고 깨우쳐주는 것은 책임의 의미, 죄의 중대성 그리고 하느님의 길에 관한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자기의 행위에 대하여 책임을 질 자유와 충분한 통찰력을 주셨다. 아담이 범한 죄의 결과는 하느님께서 정의로우시고 당신이 인간에게 주신 자유와 책임에 대해서 엄격하시다는 것을 알려준다.
3. 악마
타락한 인간이 있듯이 타락한 영들도 존재한다. 성경과 교회의 성전은 사탄 또는 악마를 '타락한 천사'라고 본다. 교회는 악마가 본래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선한 천사였다고 가르친다. 악마와 모든 마귀는 하느님께서 본래 선하게 창조하셨지만, 그들 스스로 악하게 되었다. 성경은 사탄을 유혹의 근원으로 묘사하고 있다(창세 3,1-5). 사탄은 배신자요 교활한 유혹자이다. 사탄은 감각과 상상, 강한 욕망, 특히 '하느님처럼 될 수 있다'는 유혹을 통해 우리 안에 탈선을 일으키려는 자이다.
하느님께서는 만물의 주님이시다. 악마가 어떠한 힘을 갖고 있다 할지라도, 하느님의 섭리를 거스를 수는 없다. 모든 것은 결국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만들어졌다(로마 8, 28). 사탄과 그 밖의 타락한 영들은 단순한 피조물들이다. 하느님께선느 그들이 약해지거나 악의 근원이 되라고 만들지는 않으셨다. 그래서 악마의 힘은 무한하지 못하다. 악마는 순수한 영적 존재이기 때문에 강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피조물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은 하느님 나라의 건설을 막지 못한다.
4. 성실하신 하느님
첫 사람이 죄를 범하였고, 그 후손들은 죄 중에 그를 뒤따랐으나, 하느님께서는 여전히 자비로우시다. '우리는 성실하지 못해도 그분께서는 언제나 성실하시니 그러한 당신 자신을 부정하실 수 없기 때문입니다."(2티모 2,13)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죽음의 세력 아래 버려두지 않으셨다.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시기 전에 하느님께서는 구세사를 통하여 인간을 참회와 쇄신, 구원의 길로 거듭거듭 부르셨다. 그분은 당신이 인간을 창조하는 것을 잊지 않으셨다. 하느님께서는 마치 자기 아내를 사랑하는 성실한 남편처럼, 그리고 아내가 성실치 못해도 계속 사랑하는 남편처럼, 당신 선민을 사랑한다고 거듭 말씀하셨다.(호세 2,14-15, 19)
하지만 인간은 거듭 죄를 범하였고, 죄가 가져오는 불행과 벌을 체험하였다. 인간의 죄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서는 인내하시면서 인간이 당신께 돌아오기를 기다리셨다. 인간과 사랑의 계약을 맺으신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죄를 범함으로써 계약을 파기할지라도, 인간을 용서하시고 그들이 당신 품 안에 돌아오기만을 기다리셨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보내신 예언자들을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이 당신의 구원을 기다리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가르치셨다. 예언자들은 하느님의 대변자로서 메시아가 가져올 구원에 대한 희망을 사람들에게 가르쳤다.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심으로써 구약의 예언이 실현되었다. 구약 전체의 약속과 기대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모두 이루어졌다. 그러나 세상은 여전히 깊은 결함투성이다. 인간은 거듭거듭 죄를 범했지만, 하느님께서는 당신 자비로 축복을 상속받도록 아직도 인간을 부르신다. 사실, 하느님께서는 죄의 사건을 보다 큰 은혜의 계기로 만드신다.
이처럼 죄가 무엇인지 이해하려면 먼저 인간과 하느님의 심오한 관계를 깨달아야 한다. 죄의 실재, 특히 원죄의 실재는 오로지 하느님 계시의 빛으로 밝혀진다. 원죄 교리는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의 구원자이시며, 모든 삶에게 구원이 필요하고, 그 구원은 그리스도의 은총으로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다는 복음의 '이면'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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