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철님, 밤잠을 설치다가 세벽에 또 깼어요. 요즘 도통 잠을 잘 못자네. 왜 그러지. 모든 정신 질환의 증상은 불면증으로 시작한다는데. 또 예전처럼 약을 다시 먹어야 하나. 신경이 편안하지만은 않고 좀 날카롭네요. 몇년 전 봤던 영화 밀정을 얼마전 다시 꺼내들었어요. 그 영화에서 지철님의 모습이 어땠었나 궁금하기도 하고. .... 친애하고 존경하는 김우진 동지 당신의 세계는 참으로 단순하더이다. 조국의 독립 오직 그것밖에 머리속에 없었던거요? 저 하늘의 별처럼 반짝이던 큰 눈망울을 가진 그토록 사랑스러웠던 여인 연계순 동지와 알콩달콩 좀 연애하면서독립 운동을 할 수는 없었던 것이오? 사진관에서 그녀의 사진을 찍어주던 당신의 주춤거리는 듯한 허리춤이 이 새벽에 떠올라 내 답답해서 그러오.자신의 삶을 다 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