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도깨비 김신의 세계에서 하루 동안의 여정을 끝내고 현실로 연착륙...
그의 우주라는 것이 제목 그대로 너무도 쓸쓸하고 찬란하더이다. 밤 새워봐서 졸리긴 한데 이 새벽 가슴이 아직도 먹먹.
900년을 넘게 산 도깨비와 고등학교 소녀의 사랑 얘기라니. 와 진짜 너무 처절하게 슬프던데. 맘 아파 혼났고 많이 울었어요.
김신과 은탁이의 두 우주가 만났는데
서로의 은하수가 그렇게 깊이 스치고 지났는데
그 사이에서 꽃핀 사랑은 왜 이토록 고통이어야 하는지. 오랜 기다림이어야 하는지.
삶에서 삶으로 함께 한다는 것이 뭔지 생각하게 하는 드라마였어요. 환생을 믿는 사람으로서 그들의 사랑이 아주 설득력있게 다가오더이다.
해피엔딩으로 끝난듯 하지만
은탁이는 또 다시 죽어야 할 거고
신이는 또 오랜 세월 신부를 기다려야 할거고
이 끝임없이 반복되는 굴레속에서 그들은 무엇을 배워나갈지.
그냥 하루하루 순간순간 찰나찰나의
있는 그대로의 삶을 받아들이고
사는 법을 배우지 않을까요.
사랑하면 사랑하는대로
슬프면 슬픈대로
기다리면 기다리는대로
고독하면 고독한대로 말이죠.
우리 모두가 삶을 그냥 단순히 그렇게 받아들이며
살아가면 되지 않을까.
김은숙 작가 대단하던데요.
상상력만으로 이렇게 독창적인 김신의 세계와 우주를 완벽하게 만들어내다니.
이렇게 저의 또다른 고정관념과 편견이 깨지네.
지철님도 너무 고생하셨어요.
연기가 아니라 김신 그 자체던데.
불멸의 도깨비의 영혼이 되셔서 그 처연함과
상실감, 그리고 고독을 오롯이 홀로 느끼셨을텐데
그 지독한 시간을 가지신 지철님을 상상하니
마음이 안타깝네요.
드라마가 끝난지 7년이 지난 지금
작가님과 지철님을 만나게 되면 꼭 물어보고 싶네요.
신이는 지금 은탁이를 기다리며 여전히 혼자 있는지.
그렇다면 신이랑 같이 술 한잔 기울이며 그의 고독을 위로하고 싶은데.
신이에게 한마디 해주고 싶어요.
아니 그 역할을 맡으신 지철님께 꼭 말해주고 싶어요.
이미 과거는 지나갔다고.
당신은 이제 현재를 살아가고 있고
도깨비 김신은 당신이 더이상 아니라고.
물론 지철님은 현실을 직시하시고
김신의 캐릭터에서 이제는 벗어나셨겠죠?
책갈피에 꽂아둔 은행잎처럼
이제는 좋은 추억으로 남겨둡시다.
잘가시오, 김신.
어우 근데 너무 졸리다.
잠을 좀 자야겠어요.
잠 좀 깨면 남과 여를 볼 예정입니다.
이번에는 어떤 이들의 우주가 펼쳐질지
그 속에서 피는 사랑은 또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기대가 큽니다.
이따 봅시다.
누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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